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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시대는 갔다, 다시 여행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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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으로 보는 관광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자연의 관점으로 보는 여행의 시대가 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의 대참사. 어쩌면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인간의 변화 욕구 충족을 위해 관광 개발 차원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진 결과는 처참하다. 물론 발전의 일면도 있다. 하지만 당대의 조급한 기술로 이루어진 관광 개발 현상은 너무나 안이한 관광현장()을 연출하고 있다.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로 환경파괴, 난개발, 과잉공급 등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본래 인간의 이동 본능을 한정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은 관광이나 여행에 관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 가능한 미래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관광으로 인해 나타날 부작용 또한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반성할 일이다. 이제는 관광이 아닌 여행을 할 때라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이런 논의가 아무 의미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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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눈으로 본 자연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 굳이


이제는 여행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관광은 철저하게 인간 중심의 사고로 이루어진 활동이다. 반면, 여행은 자연 중심의 사고로 이루어진 활동이다. 즐거움을 목적으로 한 관광은 불편함을 장애 요인으로 여긴다. 관광객의 편안함·안락함·쾌적함·행복함에 장애가 되거나 눈에 거슬리면 그 대상은 관광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특별한 불이익을 얻게 된다. 그것이 지역주민의 삶을 파괴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온전히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지역 이미지 고양 등등의 명분으로.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사라져라!”가 관광을 국가산업 또는 지역특화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모든 지도자와 주민들의 바람이다. 


어쩌면 그런 천박한 구호에서 비켜서 있는 것이 여행이다. 수많은 여행자, 아니 혜초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 설국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심지어 쥘 베른이 쓴 모험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이다파이퍼의 여행기를 참고로 했다는 것 등 곳곳에서 확인된다. 여행이 가져다주는 참다운 가치를 말이다. 두려움과 설렘으로 시작되는 여행이 인간에게 미쳤던 수많은 긍정적 영향으로 인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 관광이다. 여행이 관광으로 둔갑을 해서 일반인들도 여행하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비극은 시작됐다.


자연의 시간과 공간은 무한한데, 유한한 우리 인간이 자연의 시간을 압축하고 공간을 무너뜨리고 있다. 모두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침식·운반·퇴적 활동을 진행하는 자연경관을 인위적으로 이른 시간 안에 마무리해버리고, 인간의 공간 활동을 위해 자연의 영역까지 무참히 침범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한 자연의 강력한 권고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라고 알려졌듯이 우리의 천박하고 비윤리적인 관광을 위해 희생된 자연의 경고일 것이다.


이제 관광의 시대는 갔는데, 과연 예전처럼 다시 여행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연은 무한한데, 인간은 유한하다는 경제학의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나 자원은 유한하다.”라는 자원의 희소성과도 관련이 있다. 자연 중심 사고로 움직이는 여행과 달리 인간 중심 사고로 접근하는 관광이 이제는 더는 발붙이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다. 이미 여행중독, 아니 관광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일상 생활권을 떠나고 싶은 그 충동적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말이다. 그 옛날 별과 달을 의지하며 다녔던 여행자들이 지금의 시대에 필요할 뿐이다. 왜냐하면, 여행자는 관광객과 달리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의 눈높이에 맞춰 개인의 욕망을 채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의 광풍이 몰아치는 지금 우리는 여행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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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여행자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여행자가 하는 여행이 우리 인류를 위기 속에서 구할 미래의 해법이다. 여행지에 가서 관광객처럼 사진을 찍고 과음·과식을 하고 무분별하게 버리고 쓰고 천박하게 놀다 오면 결국 남는 것은 후유증과 관광지 파괴이다. 여행자가 여행지에서 조용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자연과 더불어 공존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미래를 위한 현명한 일 중의 하나이다. 인간을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꿈이라고 한 <타임머신> 영화의 대사처럼 여행은 여행자에게 꿈을 꾸게 한다. 인류가 미래로 나아가게 말이다. 잠시 후손들의 땅을 빌려 쓰다가 자연으로 돌아갈 우리가 마치 영원한 불멸의 사신처럼 행동하는 것은 결단코 자제해야 할 일이다.


수학여행, 배낭여행, 무전여행이 그리워지는 지금. 수학 관광, 배낭 관광, 무전 관광이라는 용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데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 데이터랩으로 본 1년간 국내 관광 변화를 살펴보면,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대한민국 관광지도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동안 잘 보전되었던 곳들이 관광객들에게 들통이 난 것이다. 대도시 관광지를 피해 숨겨진 여행지를 찾아 나선 관광객들로 인해 자연의 영역을 침범당하고 있다. 심지어 집 근처로 당일치기 비대면 자연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차박, 차크닉, 자동차극장, 드라이브 스루 등 반환경적인 관광 소비 행태가 증가했다. 레저스포츠(특히 골프장)에서 카드 긁고, 대중교통 대신 렌터카 이용 등으로 인해 갈수록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관광 활동이 많아졌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또 하나의 병폐이다.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와 여행자를 위한 여행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여행자들의 천국인 여행지를 침범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강제로 막을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해 볼 일이다. 최근 잦아진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관광객의 무분별한 관광행태를 잠시 잠재울 수는 있지만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학교 교육에서부터 국··수 과목처럼 전 국민 여가 교육 내지는 놀이 교육을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해야 할 때이다.


인간이 공부하는 이유는 더 좋은 생각과 행동, 더 나은 생각과 행동, 더 훌륭한 생각과 행동을 하기 위해서이다. 공부의 종류도 과거처럼 1+1=2라는 것 외에도 자연과 공존하며 즐기는 법 등으로 다양해져야 한다. 방탄소년단(BTS)내 방을 여행하는 법을 틀어놓고 잠시 짬을 내보자. 앞으로 난 어떻게 관광을 갈 것인지? 여행을 떠날 것인지? 아니면 나만의 여행법을 발굴해서 이웃과 사회에 이바지할 것인지 고민해볼까? 그것도 아니면 마구잡이로 관광 다니면서 물 쓰듯이 자연을 훼손해가며 살다 갈까? 어떤 선택이든지 할 수 있다. 무엇이 현명한지도 안다. 그렇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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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손편지를 쓰는 여유가 있는 여행



오늘도 관광을 간다


굳이 여행을 가라고 권유하지 않은 이유는 20세가 넘은 성인에게 변화하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저 관광을 가서 적당하게 망가뜨리고 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자연이나 지역사회가 감당해낼 정도로만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금 덜 먹고, 덜 마시고, 더 걸으면 자신에게 삶의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무작정 걷는 이유가 그래서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사진 찍기 대신에 그리기를 권한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자신의 언어와 마음을 찾게 된다. 자신의 그림에서 치유의 힘을 느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길을 좇다 보면 어느새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자신과 사람들을 본다. 그것이 바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대신 선택된 삶을 살아가는 묘책이란 것을 알게 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치유의 관광학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상황이다. 방법을 모두 알고 있다. 이제 행동해야 할 때이다. 움직이자. 마음이 가는 곳에 몸을 움직여보자. 발걸음도 가볍게.


※ 이 원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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